[정민의 世說新語] [411] 구과십육(口過十六)
출처 조선일보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8/2017032803706.html
미수(眉叟) 허목(許穆·1595~1682)의 '불여묵전사(不如默田社) 노인의 16가지 경계(不如默田社老人十六戒)'란 글을 소개한다. 노인이 구과(口過), 즉 입으로 짓기 쉬운 16가지의 잘못을 경계한 내용이다.
16가지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행언희학(行言戲謔)이다. 실없이 시시덕거리는 우스갯말이다. 둘째는 성색(聲色)이다. 입만 열면 가무나 여색에 대해 말한다. 셋째는 화리(貨利)니 재물의 이익에 관한 얘기다. 무슨 돈을 더 벌겠다고. 넷째는 분체(忿)로 걸핏하면 버럭 화를 내는 언사다. 다섯째는 교격(撟激)이다. 남의 말은 안 듣고 과격한 말을 쏟아낸다. 여섯째는 첨녕(諂佞)이니 체모 없이 아첨하는 말이다. 일곱째는 구사(苟私)다. 사사로운 속셈을 두어 구차스레 군다. 여덟째는 긍벌(矜伐)이다. 내가 왕년에 운운하며 남을 꺾으려 드는 태도다. 아홉째는 기극(忌克)으로 저보다 나은 이를 꺼리는 마음이다. 열째는 치과(恥過)다. 남이 내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수치로 알아, 듣고 못 견딘다. 열한째는 택비(澤非)다. 잘못을 인정치 않고 아닌 척 꾸민다. 열둘째는 논인자후(論人訾詬)니 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비방하며 헐뜯는 일이다. 열셋째는 행직경우(倖直傾訏)로 저 혼자 곧은 체하며 남의 허물을 들춘다. 열넷째는 멸인지선(蔑人之善)이다. 남의 좋은 점을 칭찬하지 않고 애써 탈 잡는다. 열다섯째는 양인지건(揚人之愆)이다. 남의 사소한 잘못도 꼭 드러내 떠벌린다. 열여섯째는 시휘세변(時諱世變)이다. 당시에 말하기 꺼리는 얘기나 세상의 변고에 관한 말이다. 이런 노인일수록 입에 말세란 말을 달고 산다.
나이 들어 입으로 짓기 쉬운 허물 16가지를 죽 나열한 뒤 허목은 이렇게 글을 맺었다. '삼가지 않는 사람은 작게는 욕을 먹고, 크게는 재앙이 그 몸에 미친다. 마땅히 경계할진저(有不愼者, 小則生詬, 大則災及其身. 宜戒之).' 16가지 구과(口過)를 범하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할까? 입을 꾹 닫고 침묵하면 된다. 어떤 말도 침묵만은 못하다는 뜻으로 자신의 거처 이름을 '불여묵전사(不如默田社)'로 붙인 이유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해주신 잔소리 9가지
그때에는 만날 잔소리 같아서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된 나는 똑같은 소리를 아들, 딸
그리고 회원들에게도 잔소리로 들리지 않게
나름대로 포장하여 들려줍니다.
1.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과 생명들을 귀히 여겨라.
2. 들은 만 중 정확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옮기지 마라. 반드시 책임져야 할 때가 온다.
3. 비밀은 드러날 때를 생각하고 만들지 마라.
4. 원리 원칙으로 행하라. 임기응변으로 넘기면 어젠가는 ‘화禍’가 되어 돌아 온다.
5. 복을 지을 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조차 모르게 하라.
6. 매사에 긍정적으로 겸손하고 감사하며 살아라. 교만은 귀신도 시기한다.
7. 금전관계, 보증, 문서, 도장, 싸인 등 동업은 부자지간이라도 삼가라.
능력되면 조건 없이 도와라.
8. 주색은 언제나 경계하고 날마다 조석으로 자신을 돌보는 명상글을 읽고 기도 또는 묵상하여라.
9.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라.
이 9가지 잔소리가
지금 되돌아보면 역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때도 그렇듯이…
출처 : 향기와 빛viit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P. 50